김우창(2014). 깊은 마음의 생태학. 김영사





김우창(2014). 깊은 마음의 생태학. 김영사


동양에 친구라는 뜻을 표현하는 말로 지음(知音)이라는 말이 있다. 소리는 우리의 오관 가운데에서도 가장 개관적이며 또 주관적인 것이다. 그것은 공간의 깊에 울리며 우리의 내면에서 울린다. <<여씨춘추>>의 이야기는, 백아(伯牙)의 거문고 소리를 참으로 알아듣는 사람이 종자기(鐘子期)뿐이었는데,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다시 그의 음악을 알아들을 사람이 없을 것으로 알고 거문고를 깨고 줄을 끊었다는 것이다. 오직 한 사람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는 어떠한 것일까.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지간에, 그만큼 알기 어려운 소리를 아는 사람을 지음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은 사람이 사람을 아는 것이 지극히 어려움을 말한 것이다. 그것은 객관화할수 없는 어떤 앎이다. 그러나 그것도 친구간에나 있을 수 있는 앎이며, 부모 자식간에는 그것도 없기가 쉬운 것이다(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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