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525_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8주차 후기 - 재미와 흥미 사이

2016. 5. 25.


주소아 8주차 수업을 진행했다.



오늘 수업 목표는 세 가지였다.

1. 게릴라 미션 50% 완수 (개별 중심, 팀별 확장)

2. 지난 시간 잘 이해 못한 변수를 더 쉽게 설명

3. 스크래치 가입 후 게릴라 미션 저장하기



어제 게릴라 미션을 위한 학습지도 만들어서,

오늘 수업을 준비했다.

(주소아 공유 폴더 bit.ly/jsa_BSC 내 있다)







오늘 수업 영상이다.





학생들 상황을 알 수 있는 360 캠코더 영상이다.

다음에는 교실 중앙에 위치시킬까 생각중이다.






(첫번째 영상)



(두번째 영상)




역시 문제는 이곳 저곳에 있다.


1.
오늘 학교 주위 다른 4개교와 배구를 하는 날이라

나는 3시반까지 수업을 종료하고, 옆 학교로 가야 한다.



평소에는 2시부터 4시까지 시간을 가지고 넉넉히 설명하는데,

오늘은 내가 급했다.




2.
6학년 모반에서 갑자기 5교시에 컴퓨터실을 쓴다고 연락이 왔다.

5교시 끝나는 시간이 1시 50분인데,

제일 나중에 가는 학생이 가고 나니 1시 55분이다.


보통 학생들이 45분부터 오기 시작하는데,

놀라는 눈치다.



3.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이 붕 떠있다.

모니터가 고개를 숙인 학생들이 많아서

모니터를 올려주고

모니터가 안 나오는 학생은 원인을 찾아서 해결한다.


어떤 학생은 화면 축소를 시켜놔서

컨트롤+마우스휠로 조정을 시킨다.





(화면 조정 시간 중이다) 





4.
스마트폰 밧데리가 없다.

도중에 충전기를 연결하려고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하지 못했다.


스마트 패드 하나로 촬영을 진행한다.



5.
6학년 학생들이 버릇이 너무 없다.

늘 소프트웨어를 재미있게 접근하려고 하는데,

이 버릇없는 학생들을 어떻게 하지 하며

내 생각은 훈육과 포용사이에서 왔다 갔다 한다.


저번 시간에 출석만 하고 사라진 학생 등

6학년 학생 제어에 대한 고민이 더해진다.


물론 엄하게 할 수 있지만

엄하게 한 순간 학생의 재미는 반감이 되서..

꾹.. 꾹.. 참았다.






일단 이 5가지가 수업 시작 후 10분안에 벌어진 일이다.



출석을 부른다.


계속 나왔던 3학년 학생이 안 보인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하고 있다) 




원래 안내장에 오늘 5개교 배구대회로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계획을 빼놓았는데,

그것을 보시고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10분 후에 온다고 하니 다행이다.





지금 출석상황에

3주째 일찍 도중 하차한 학생들이 2명이 있고,

7주부터 오지 않은 학생들이 7명이다.




총 29명에서 9명이 도중하차 하고

20명 학생들과 함께 잘 꾸려가야하는데..

걱정이다.




이민석 교수님 말씀처럼

학생들이 재미있게 코딩을 놀면서 해야 할텐데..





오늘 나는 너무 '엄했다'








학생들에게 먼저 게릴라 미션을 확인하라고 한다.



(게릴라 미션을 설명하고 있다)




출석부를 때 학생 모니터를 잠궈서 학생들이 그나마 가만히 있었는데,


게릴라 미션을 설명하면서 모니터 잠금을 풀었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다시 자유로워지며

소란해진다.





나는 미션 참여보다

학생 개인들의 코딩 능력을 길러줘야고 생각해서

간단히 참여에 의의를 두고 진행하려고

개인별로 참여하도록 했지만

학생들은 팀으로 하길 원하는 것 같아서

그 길도 열었다.



(주소창 대회를 설명하고 있다)





게릴라 미션은 학교당 1팀만 나갈 수 있지만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는 희망자는 모두 할 수 있어서

이렇게 준비한 학생들의 작품을

주니어소프트웨어 창작대회에 출품하려고 한다.





물론 참가에 의의를 두며 말이다.

작년 학생들의 좌절 트라우마를 치료해주느라 힘들어서

올해는 힘을 빼고 있다.





설명이 끝나고,

주소아 게릴라 미션 활동지를 배부한다.









개인별로 하는 학생, 팀별로 하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인다.



나는 수업을 촬영해서

내 수업을 내가 참관하는 데,

오늘 신기한 것을 발견한다.







학생 모니터가 꺼져있다. 





학생이 머리를 숙인다. 

왜 머리를 숙이는가?


3~4초 정도 숙이고 있는다.. 







컴퓨터를 종료했다. 

왜 그렇지??







학생 모니터 제어가 풀렸다. 




컴퓨터가 재부팅되면 

교사용 컴퓨터 실습실관리자 프로그램 제어에서 

벗어난 것을 학생이 경험적으로 안 듯 하다. 






내가 다가 서니 

화면을 껐다. 


그 이후로 난 

이 곳을 왔다 갔다하면서 

7분여 동안을 학생제어 모드를 진행했는데 


화면을 꺼놓은 학생의 마음은 어땠을까??

만감이 교차한다. 



7분 후 전체 학생 모니터 제어를 풀었을 때 

이 학생은 태연하게 활동을 계속한다. 



더 흥미로운 점은 옆 학생과 

뒤 학생이 가만히 있었다는 점이다. 



내가 이 학생들의 담임교사라면 

생활지도까지 할 텐데, 

일단은 거기까지 할 여력이 없다. 




일단 소프트웨어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잃지 않기 위해서 

계속 끌고 가야할 것인가?



이 학생의 잘잘못을 따져야 할 것인가??

일단 이 후기를 학생에게 보여주며 

자신이 깨닫도록 해야 겠다. 





아무튼 활동이 진행되었다.



(여러 팀들이 조직되고 있다. 각 숫자는 참여 팀원 수다)




열심히 팀별 활동 중 

누군가 등을 두드린다. 




이 학생은 내게 늘 수준별 수업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선생님 뭐해요?"

"왜 해야 해요?"

"안 하면 안되요?"

"게임 언제해요?"

"모르겠어요."




이 학생이 즐겨 내게 하는 말이다. 




(내 등을 쓰다듬은 다음에 들을 톡톡톡 치며 "선생님" 한다)




오늘 변수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면서

멍~ 하게 있는 고마운 학생 덕분으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앞으로

내 화면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 학생 화면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설명해야 할 듯 하다.




가장 느리거나, 산만하거나, 의욕이 없는 학생의

화면을 전체 공유해서 설명하면

그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듯 하다.






문제는 이런 학생들이 많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학생들이 각각 '나름대로' 재미있고, 즐겁게 수업을 누려야 할텐데...

늘 한계와 벽을 느낀다.





늘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

이 에너지를 태극권 무예처럼 승화시켜서

소프트웨어에 집중하게 하면 좋을 텐데..





(앞에선 설명하고, 뒤에선 장난친다. 
이 에너지를 어떻게 바른 방향으로 보내게 할 것인가?)






변수에 대해서 

짧은 설명을 할 때, 




집중을 안 하는 고마운? 학생 덕분에 

다시 모니터를 잠근 후 

내가 싫어하는 훈화를 했다. 




화를 내지 않으려고 상당히 조심했다. 

화를 내는 순간 학생들은 나를 무서워할 것이고 

나를 무서워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를 싫어하게 될 확률이 많아서다. 





변수에 대해 설명한 후 

드디어 미션지를 보며 

프로젝트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이 3학년 학생은 아빠를 행복하게 해주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오늘 끝낼 수 없을 듯 해서 

일단 스크래치 아이디를 만들어서 저장하게 했다. 





부모님 이메일이 없는 학생들은 

내 메일로 보내라고 해서 실시간 승인을 해주었다. 





("사용자 이름을 영어로 넣으세요" 라고 설명한다.)






이제 스크래치에서 저장하는 방법까지 배웠으니, 

학생들의 게릴라 미션 작품은 

다음 시간까지 만든 후에 학생들과 함께 

학교 대표 작품을 선정할 생각이다. 






그 전에 완성한 학생 작품이다. 




6학년 학생의 작품인데, 장난이 심하지만, 
학생의 결을 인정한다. 




간단하게 구현했는데, 잘 꾸민다면 
멋진 작품이 될 듯 하다. 

다음에 친구에게 보여주고 나서 
그 친구의 반응을 영상에 담을 생각이다. 





10분 늦게 온 3학년 학생의 작품이다. 

아빠를 생각하는 모습이 기특하다. 

특별히 오늘 배운 변수 개념을 사용했다. 

저장해서 아빠를 보여준다고 한다. 




늘 깔끔하지 않는 수업에는 

변명이 많다. 



좀 더 재밌게 했으면, 

좀 더 여유를 갖으면, 

변명이 많은 수업이었지만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이 때문에 주소아 12주 프로그램이 끝나고 

학생과 함께 수요일마다 코딩 수업을 즐기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사람은 재밌는 것을 할 때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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