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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은. 2011. 왜 학교는 불행한가. 메디치
바른 생각은 과거를 돌아보는 일에서 가능하게 된다(12)
-> 자율성의 ‘자기 성찰’과 만나는 부분.
대학입시제도 개선을 위한 의견수렴을 위해 수많은 회합과 토론회를 가져보았지만, 학자들 사이의 일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그 이유는 각기 인간을 보는 눈이 다르고 따라서 학교교육의 목적에 대한 생각이 다른 데 그 원인이 있었다. 그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인간관과 학교교육 목적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는 없었다. 그것은 그들의 세계관과 인생관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15)
국가는 한 인간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20세기에 들어와서도 학교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직업군의 사람을 길러내는 일을 하고 있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늦었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진지하게 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한 인간이 국가를 위해 태어나는가, 아니면 국가가 태어나는 아이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분명하고 정직한 대답없이 학교교육을 논할 수 없다. 전자든 후자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분명히 하고서야 교육학이 성립될 수 있다. (48)
도덕교육 또는 윤리 교육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학교에서 교과서를 만들어 가르치면 아이들의 도덕심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신화이고 환상이다. 학교에서 선한 인간이 되라고 말하면, 선한 인간이 나온다? 마치 학교가 무슨 공장인 것처럼. 공장에선 네모난 벽돌 틀로 벽돌을 찍어내면 네모난 벽돌이 나온다. 그리고 세모난 벽돌 틀로 찍어내면 세모난 벽돌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벽돌이 아니다. 참 대행한 일이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네모난 인간이 되라고 가르치면 반드시 네모난 인간이 나오고, 세모난 인간이 되라고 가르친다고 해서 반드시 세모난 인간이 나오지는 않기 때문이다. (93)
우리는 도덕적으로 잘못했다고 판단된 사람을 깔보고 함부로 대하기 쉽다. 나보다 열등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교육에서는 이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도덕적으로 잘못했다고 열등한 인간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도덕적으로 잘못을 범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못을 저지른 인간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인간인 이유 하나로 존엄성을 지켜주어야 한다. 능력 차이로 인간 존엄성의 우열을 가릴 수 없듯 도덕성의 차이가 곧 우열의 차이가 될 수 없다. 능력의 차이에 상관없이 법이 똑같이 적용되어야 하듯 도덕성의 차이에 상관없이 인간의 존엄성은 똑같이 존중되어야 한다(118)
독립은 인간이 존재하는 조건 가운데 하나다. 독립하지 못한 인간은 자기의 삶을 살 수 없다. .. 사람은 누구나 한 번 태어나 한 번의 세상을 살다 간다. 두 번이 아니다. 단 한 번뿐이다. 그 한번밖에 살 수 없는 삶을 남의 삶으로 살 수도 있고 자신의 삶으로 살수도 있다. (129)
영국 수상 글래드스턴..
결국 이 말 때문에 그는 선거에 패배했다. 그러나 그는 바로 자신의 삶을 산 사람이다. 남의 삶을 산 정치가가 아니다. 자신의 인격을 살아낸 사람이다. 수단을 그대로 식민지로 가지고 있는 것이 국익이라고 믿는 세상에서, 진정한 국익은 수단의 독립이라고 믿는 그는 스스로의 믿음을 살아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여론에 따라살지 않는다. 자신이 자신의 주인이 되어 산 사람이다. 그런 삶을 주체적 삶이라고 한다. (132)
자율만이 윤리적, 인격적 힘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결정권이 주어졌을 때, 스스로 판단, 결정하고 그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힘이 생긴다. 선택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힘이 인격을 결정한다. 옷이나 머리 모양보다 더 중요한 자신의 가치관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은 인격 형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무엇이 될 것인가보다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인격은 이런 것을 결정하는 힘이다.
미래에 어떤 삶을 살 것인가는 결정할 학생 시기에, 자율적인 생활을 하는 것은 절대적이다. 평화를 학교교육의 목적으로 정했으면, 그에 따른 학교교육의 방법은 자율적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교교육에서 자율은 의무와 책임의 체계다. 권리 체계가 아니다(18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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