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섭(2013). 잉여사회. 웅진씽크빅



최태섭(2013). 잉여사회. 웅진씽크빅

하지만, 컴퓨터를 끈다면 어떨까? 시작되는 현실, "인생은 실전이야!"라는 말이 내 뒤통수를 후려간긴다. 태어났더니 180cm(혹은 C컵)도 안 되는 루저고,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를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지만 현실은 '지잡대(지방에 있는 잡스런 대학)'다. 아아, 인생은 이리도 씁쓸한 것인가. 후퇴하라! 온라인으로! 현실에선 동네 고딩에게도 삥 뜯기는 나지만, 온라인에서는 효도르가 대수인가? 누구도 키보드 앞에 앉은 나를 막을 수 없으셈. 그렇다. 내가 바로 조선의 인터넷 중독자다!(13)

쉬게 말해, 한국 사회는 돈이 있다면 매우 살기 편한 곳이다.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점점 지옥에 가까워진다. 이 지옥은 궁핍함이 아니라 풍요가 만들어낸 지옥이고, 사적 소유라는 질서가 제1의 원칙이자 근간이나 마찬가지인 오늘날의 상황에서는 이 지옥을 빠져나갈 길은 없다. 20대의 문제라는 것도 결국 이 지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의 한 귀결이고,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적인 20대의 문제라는 것은 호소력을 갖거나 해결책을 찾기 어렵다(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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