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미디어...(2013). 좋은 엄마가 스마트폰을 이긴다. 맘에드림




미국의 한 학생이 2011년 10월~12월에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이 실험은 90일동안 핸드폰,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를 끊고 살아보는 것이었다. 시카고 포트폴리오 학교에서 카피라이팅을 전공하는 제이크 라일리(Jake Reily, 24세)는 실험이 끝난 후,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 몇 명은 진짜 가깝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40).
라일리는 실험 전에 매일 250명이 보내는 트윗을 읽었고 페이스북에 1시간 30분을 낭비했으며 50건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메시지나 페이스북은 관계 맺기가 실제보다 더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매력적인 겉치장의 기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SNS가 실제 생활에서의 가장 친밀한 관계를 방해할 수 있다(41).

하지만 스마트폰은 굳이 아이들이 '함께하기'를 요구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굳이 다른 아이와 놀이 않아도 혼자서 충분히 즐겁다.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으면서 배워가는 고통의 과정인 인간관계를 익히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것이다. 하나의 고독한 섬처럼 말이다. 스마트폰이 장악해버린 교실은 비인간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아이들을 양산해내고 있다(59).

요즘은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너무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 가족의 모습은 어떠한가? 아버지는 신문을, 어머니는 텔레비전을, 자녀들은 스마트폰을 보며 같은 공간이지만 서로 다른 세상에 있지 않는가? 요즘은 신문이나 방송, 영화나 인터넷, 스마트폰, 라디오, 광고 등 수없이 다양한 미디어가 공기처럼 존재하고 있으며 가족 구성원들은 그 미디어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관계 맺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눈앞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소통과 관계는 고려하지 않은 채 말이다.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식사 시간, 잠깐의 여가 시간에 미디어를 잠깐 손에 내려둘 여유가 필요하다(94).

아스널, 리버풀 등 유럽 유수 클럽에서 스카웃 경쟁이 뜨거운 손 선수는 대한민국 축구 유망주다. 그의 화려한 활약 중심에는 아버지 손웅정 씨가 있다. "8살 때부터 16살 때가지 정식 경기에 안 보냈습니다. 매일 6시간씩 오로지 기본기만 가르쳤습니다." 라고 말한 그는 스스로를 성공하지 못한 축구 선수라 말하며 자신처럼 기술 없는 축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가 기술 없는 축구 선수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집중한 것이 기본기라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117)

디지털 콘텐츠를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따라하며 배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배워야 할 지식은 더욱 방대해지고, 이때부터 아이들의 눈높이 맞는 디지털 콘텐츠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스마트 TV나 EBS의 교육 프로그램, 'KT 키봇' 과 같은 학습용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들이 배우는 양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결국, 아이들이 필요한 여러 가지 지식이나 정보들을 책에서 배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 이 무렵이 유치원에 입학할 즈음일 것이다(200).

설상가상으로 뽀로로와 코코몽이 친절하게 노래하고 가르쳐주던 지식이나 정보를 이젠 스스로 책을 보며 익히고 깨달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 디지털 콘텐츠로 공부한 학생들의 약점이 드러나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201).

공부는 정리하고 표출하는 고도의 사고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의 경험이나 다양한 기억을 머리속에 저장하고 그것을 새로운 환경에 어울리는 형태로 전화하는 어렵고 힘든 정신 과정이 교육임을 알아야 한다. 결국, 교육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사회에서 내가 스스로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재생산해내기 위한 연습 과정인 것이다. 손가락 하나만 터치하면 세상의 모든 정보들이 보이는 상황에서 아이들은 지식과 정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인고의 과정인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212).


이 책이 내게 개인 적으로 준 통찰은..

1.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것.. 사람과 함께할 때는 다른 것을 만지지 않고 집중해야 할 필요성
2. 어느 순간이 되면 디지털 교육을 넘어선 서지 교육(책으로 배우는 공부)가 되어야 하는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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