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15년 SW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하며 겪은 일을 수기형식으로 쓴 글이다.
작년 수기 공모전에 냈으나,
채택이 안 되었지만,
내 블로그에 스스로 채택하여 수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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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SW교육 여행기
봉선초 교사 최만
시작: SW교육 선도학교
‘新나고 身나는 SW교육!’ 올해 SW교육 선도학교를 계획하며 생각한 기치다.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새로운’SW교육을 ‘온몸으로’두 배나 신나게 체험케하자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돌이켜 보면 제일 신났던 사람은 나였다.
교육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시작한 교육철학 박사과정을 2년 전 수료하면서, 교육은 ‘학생의 미래 삶을 준비’라고 생각했다. 올해초, 학생이 살아갈 미래를 보니 소프트웨어중심 시대였다! 교육이 학생의 미래 삶을 준비하려면 SW교육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마침 한국창의과학재단에서 SW교육 선도학교에 응모하면서 신나는 나의 SW교육 여행은 시작되었다.
세계 SW교육 여행
많은 사람들이 세계 여행을 떠난다. 다양한 이국적 풍광이 주는 새로운 통찰을 기대하며 공항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나는 SW교육으로 세계여행을 했다. 다른 점은 공항에 가지 않고,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컴퓨터 총회, 글로벌 학술대회를 찾아가고, 인터넷 상에서 가상으로 세계 여러 곳을 탐색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학생이 살아가는 미래는 네트워킹이 가속화되어 공간과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따라서 단지 한국에 있는 SW교육 자료를 분석하는 것으로 학생이 사는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세계 곳곳에서 활용되는 모든 SW교육 자료를 분석해서 우리 상황과 선생님들이 속한 학습상황에 맞도록 변환시켜서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그 모든 자료는 학생이 살아갈 미래 공유경제 사회에 맞게 서책형 자료보다는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온라인 공개 자료 배포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한 달 동안, 매일 저녁 5시간 이상 구글 CT 코스를 번역해서 온라인에 배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영국의 대표적 교사 커뮤니티 CAS 허브를 한국 최초로 광주에 개설한 것도 이 때문이고, 아일랜드의 코더 도조(CoderDojo)의 한국 최초 지역모임(Zen)을 개설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8월, 고려대에서 있었던 한국영국 SW교육 글로벌 세미나에서 만난 마이클 베리와 이반 워커와 나눴던 대화를 잊지 못한다. 10월, 대전에서 있었던 세계컴퓨터총회(WCC)에서 윙교수에게 질문하고 답변을 받았던 감격이 세계를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을 더 강하게 했다.
지난 주 종료된 유럽코딩주간과 이번 주부터 시작될 아프리카코딩주간을 보며, 작년 1억명이 접속한 미국코딩주간이 올해 12월 2억명을 계획하고 있는 것을 보며, 올해 12월에 계획된 한국 코딩주간도 신나고 내실 있게 운영되길 소망하며 이번 주 서울에 있는 12월 코딩주간 준비모임에 한걸음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문화 체험
SW교육은 문화다! 혼자 아는 것은 개인적인 체험이고 경험이다. 경험이 함께 공유되어 전승되는 것을 문화라고 부른다. 현재 학교 상황의 교육이 교사의 질을 넘기 어렵다고 할 때, SW교육에 대한 나의 체험과 경험을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은 자명했다. 그러나 바쁘게 움직이는 선생님들과 SW교육에 관심이 없는 선생님들을 함께 아우르는 일은 쉽지 않았다.
보슬비에 옷이 젖듯, 좋은 것은 말하지 않아도 공유되듯, 자연스럽게 조용히 선생님들과 SW교육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카페 형식의 연수를 기획했다.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 치킨을 나누며 각자의 수업을 이야기할 수 있는 편한 상황을 연출했다. 편하게 누리면서 선생님들은 소프트웨어 중심사회에 대한 김진형소장님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들으며, 각 교실마다 배치된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강의안 인쇄물을 자연스럽게 보며 SW교육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셨다. 이는 10월 28일에 진행될 김진형소장님의 강의에 전교사가 신청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교내 연수와 학부모 총회에 드론을 날리며, 3D프린팅 체험을 하며, VR 가상현실을 체험하면서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은 SW교육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고 당연하게 느끼셨다. 개인적으로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은 3월초 교사대상 엔트리 연수 후에 교장선생님께서 총평하실 때, 비록 짧은 엔트리 학습하기 모드 체험이지만 교장선생님이 직접 코딩을 체험하시고 나서 경험을 말씀해주실 때였다. “재미있습니다.”고 하셨다.
문화를 체험하신 선생님들께서 ‘아! SW교육이 필요하구나. 그럼 어떻게 하지’라고 말씀하실 때, 선생들이 SW교육을 진행하시기 편하도록 우리 학교 사정에 맞는 연수자료를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1학기에는 코드알지 싸이트에 학급별로 코스를 개설해서 손쉽게 SW교육을 진행하시도록 하였고, 2학기에는 엔트리 배움영상을 제작하여 선생님들이 수업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발대 조직
여행에서 선발대가 미리 이런 저런 정보를 알아오면 편하다. 또한, 본 여행이 시작될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각 학급별로 담임 추천을 받아 선정된 2~3명 학생들을 SW선도부로 임명하고, 매주 2번 SW선도부 활동을 했다. 선도부에서는 각 학급에서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미리 배우게 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예상되는 학생의 반응을 고려해서 선생님들에게 배포할 연수자료를 만들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다른 학생들이 배울 내용을 미리 배워서 학급 SW교육 시간에 담임선생님을 도와 학생들을 가르칠 동료보조교사가 되었다. 필자가 있는 학교에서는 2~4학년으로 조직한 중학년 선발대와 5~6학년으로 조직한 고학년 선발대가 있다. 이 학생들은 6월 소프트웨어야 놀자 주간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8월말 삼성 주니어소프트웨어창작대회에 열심히 응모했다. 10월에는 광주교육대에서 있었던 컴퓨터 창의력 경연대회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외식보다 집밥이 더 좋다.
여행을 하다보면 여러 그럴듯한 맛집을 방문한다. 그러나 외식보다 집밥이 더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간헐적인 외식에서 먹는 음식보다는 매일 먹는 집밥에서 오는 영양이 더 크다. 필자가 있는 학교의 SW교육도 이와 같이 진행되었다. 간헐적이고 보여주기식 행사를 최소화하고 정규교육과정을 통하여 평소 일상에서 SW교육을 하기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웠다. 가령, 학기초 SW교육을 주1회 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과정 창의적체험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했다.
여행가이드 무료 배포
본교 교사와 다른 학교 교사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SW교육 관련 자료 1500여개가 탑재된 자료싸이트를 개설했다. SW교육 수업시 도입부분과 정리부분에 활용할 수 있는 영상이 담긴 구글드라이버를 개설하여 공개했다. 필자가 실제 사용하는 SW교육 자료 원문을 본교 교사와 다른 학교 교사가 편하게 찾아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텍스트나 사진자료로 말할 수 없는 순간을 위해 유투브영상 300여 가지가 탑재된 채널을 공개했다.
각종연수 참여
여행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익히기 위해 총 12번의 각종 연수에 참여했다. 그중 2015년 5월 9일, 10일, 16일에 판교에서 있었던 네이버 SW교육 기본 연수를 잊지 못한다. 무엇보다 송상수 선생님의 SW교육에 대한 개관은 매우 인상깊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코딩을 한 자신의 경험과, 교사였다가 다시 SW교육연구자로 이적한 그의 경험과 인싸이트는 필자가 SW교육을 할 때 매우 도움이 되었고, 흔들릴 때 이정표가 되었다. 그의 SW교육에 대한 통찰은 쉬웠고, 미래 지향적이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건은 미래창조과학부 호남권 SW창의캠프에서 학부모대상으로 강연을 필자가 맡았을 때였다. 3일동안 매일 40분씩 진행된 이 강연에서 필자는 필자의 학교에서 진행된 소프트웨어 교육을 소개했고, 학부모님들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엔트리에 접속해서 학부님들과 함께 코딩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지역과 학교에 계신 학부모님들께 SW교육을 홍보해야 겠구나’라고 강하게 생각했다. 물론 그 일이 있기 2주전 대전 스마트교육학회에서 필자가 필자의 학교에서 한 SW교육 사례를 교수님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발표했지만, 학부모 대상 강연은 필자가 있는 지역의 학부모님들과 함께 코딩을 경험하고 사례를 나누는 큰 경험이었다. 따라서 2학기 필자의 학교 학부모 총회에서 짧지만 강력하게 SW교육을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 강당에서 드론이 날고, 강당입구에서 3D프린터가 작동하는 학부모 총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즐거웠던 순간들
SW교육을 하며 여러 즐거웠던 순간들이 있었다. SW교육을 하는 동지들이 생겼다. SW교육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모임 네이버 카페활동을 하며 멤버들의 등급을 관리하는 일을 봉사하게 되었다. SW교육을 준비하는 교사들의 모임 페이스북 그룹을 활용을 하며, SW교육 관련 온라인 그룹(유아동 코딩로봇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3D프린팅하는 교육자모임, VR활용 교육자 모임, 글로벌 SW교육연구회, 전라권 SW교육 연구모임)을 만들어서 운영하게 되었다. 엔트리 자문단에 위촉되어 배타테스터와 버그리포터, 전국 코딩주간(6월, 12월) 기획하는 등 즐거운 일에 참여하였다. 미래창조과학부 소프트웨어 중심사회 포털 기자단에 선정되어 4건의 기사를 작성했다. 가장 최근 10월 17일에는 충남권 SW교육 토크콘서트에 조장으로 참여해서 봉사했다.
혼자 여행을 하면 나만의 추억이 남기겠지만, 같이 여행을 하면 그 추억을 나눌 벗이 생기게 된다. 올해 3월부터 페이스북을 시작했는데 국내외 친구가 584명이 되었다. 그들의 일상사를 보며 단지 SW교육뿐 아닌 동시대 지구를 살아가는 우리의 고민을 함께 생각하기도 하고, 함께 웃기도 하고, 슬퍼하며 위로하기도 했다.
진행 중인 SW교육 여행
일년동안 참 많은 일이 일어났다. 개인적으로는 6월, 셋째가 태어났다. 일년동안 참 많은 곳을 방문했다. 하루는 서울, 하루는 대전, 하루는 홍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의 신나는 SW교육은 지면의 한계로 여기서 도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도 여행 중이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만든 코리아 코딩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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