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민(2021). 미래 교육 이전에 내 미래가 더 걱정이다. 이매진
그럴 듯한 말들이 학교의 기능과 구실을 역설하고, 학교의 밝은 미래를 전망한다. 갑자기 코로나19가 휩쓸면서 미래 사회와 기술 유토피아 속의 학교를 그리기도 한다. 내가 볼 때는 무모한 상상이다. 공교육이 그리는 목표와 학교가 놓인 현실 사이의 거리가 멀었다. 학교의 관행, 관례, 제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무른 채였고, 교사는 이 거리를 좁히라는 해내기 어려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10)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에서 입을 열지 않는 이유
발령 뒤 첫 교직원회의. 회의란 원래 이렇게 엄숙한가. '왜 아무 말도 안 하지?' 이 엄한 분위기는 하루이틀 만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교직원'회의'는 왜 '회의'답지 못한 걸까?
오죽하면 그때 갓 취임한 교육감의 중점 정책 중 하나가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였을까. 토론이 '없'는 교직원회의가 만연하다는 반증이었고, 그래서 이제라도 토론을 해보자는 정책이었다. 그런 정책을 실행한다고 해서 바로 토론이 '있는' 교직원회의가 되기는 어렵다. 학교장 혼자서 훈화 말씀 하고 박수 치고 끝나는 월요 조회는 사라졌지만, 제목만 멋들어지게 바꾼다고 토론이 잘 될 리가 없었다. ...
무엇보다도 반복된 경험을 거쳐 학습한 '말의 무력함'이 문제였다. 민주적 의사소통 문화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자기 생각을 말하다가 논리적인 반박을 맞닥트리기보다는 무작정 무시당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무력감이 생긴다. 이를테면 전체 교직원이 고심해서 토론한 결과를 학교 안에서 여전히 특별한 의사 결정 권한을 지닌 학교장이 마음에 안 든다며 손바닥 뒤집듯 무시해버리는 일이 이어진다면? (6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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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교육도 현장이 미래교육을 펼칠 토대가 되어야 한다.
행사 위주의 정책보다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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